기적을 경험하는 음악봉사
- 작성일2011/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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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무과 정하림
매주 화·목요일은 병실을 돌면서 음악봉사를 하는 날입니다.
지난겨울에는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종종 부원장님을 도와 음악봉사를 했는데, 그 당시에는 별 감동없이 단지 의무감으로 참여하다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부원장님의 권유로 다시 음악봉사를 하던 중 저는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2층 병실에, 25세의 젊은나이에 무산소성 뇌손상으로 혼자 몸조차 가누지 못해 일어서지도, 앉아있지도, 말하지도 못하던 환우분이 계셨습니다. 그 환우분의 얼굴은 언제나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 사이에서 가만히 누워 한 곳을 멍하니 바라보고있던 그분을 보면, ‘한창 활동할 나이에 얼마나 낙심되며, 따분할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그 날도 여느날과 같이 노래봉사자를 소개하고 노래를 시작하던 중, 아무런 미동조차 없었던 그분의 발이, 박수소리와 노래박자에 맞추어 까딱까딱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노래가 계속 이어지면서 그 분의 눈빛이 살아나며 소리는 못 내지만 정확한 입모양으로 노래 가사를 또박또박 따라 부르는 전혀 예상치 못한 기이한 광경을 보고 저는 기적이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내내 기뻐하시는 그분을 위해 앵콜 공연도 해드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다른 방에서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좀 더 오랫동안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늘 어둠뿐이었던 그분 얼굴에 잠시나마 기쁨을 전해드릴 수 있게 되어 저에게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노래봉사를 통해서 제가 환우분들에게 행복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이분들로 하여금 내 자신이 도리어 그분들의 작은 미소에 행복함을 느끼기에, 오히려 환우분들께 감사를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노래를 듣다가 옛 생각에 눈물이 난다며 아이마냥 노래가 마칠 때까지 조용히 울고 계셨던 할머니, 고함쟁이로 소문난 할아버지께서 음악봉사시간만큼은 조용히 들어주시던 일,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께서 누워계시다가도, 앉아서 듣고 싶다며 간병사님들께 일으켜 달라시며, 가누지도 못하는 몸으로 끝까지 경청해주시던 일, 음악봉사하느라 수고가 많다며 간식을 아끼지 않고 선뜻 내주시던 환우분, 응원군이 있어야 한다며 병실마다 따라 다니며 박수부대를 자청하신 우리 음악봉사팬클럽 할머니들 덕분에, 이 시간은 저를 되돌아보게하며 많은 깨달음과 가르침을 주고있습니다.
매주 두 번 실시되는,“찾아가는 병실 음악공연”이 입원중인 어르신에게 큰 기쁨과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시립병원에 근무하는 많은 직원들이 이 일에 동참하시길 바라며 음악적 재능과 관계없이 참여만 해주셔도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함께 공연하는 분에게 큰 힘이 됩니다.
1~3개월에 한번만이라도 원하시는 시간에 동참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