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유♧ 해발 표고(標高)와 장수(長壽)
- 작성일2012/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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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표고(標高)와 장수(長壽)
글 김덕호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한다.건강하게 오래 살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개인도 그렇게 하고 국가도 엄청난 예산을 세운다.
장수와 관련된 정보와 보고서도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에 발 맞춰 관련기업, 조직, 단체들의 발빠른 동작은 가공할 지경이다.
노인의료와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은 각국의 예산비율이 얼마나 높은가를 보면 더욱 자명해진다.
심지어는 노령인구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는 국가는 파국을 맞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장수와 관련된 정보는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건강한 장수는 더더욱 최대 관심사이다.
관심의 크기에 비해 아직 장수에 대한 획기적이고도 전문적인 연구는 미미한 형편이다.
많은 먹을거리 중 어떤 것이 항노화에 좋다, 항산화에 좋다, 항암에 좋다 해도
그저 단편적인 정보이고 그 성분이 장수하는데 끼치는
전체의 기전과 효과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게 대다수이다.
장수에 대한 연구가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비용이 들더라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장수에 대한 지리학적 접근을 시도한 논문이 의미가 있어서 여기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물론 이 또한 약간의 통계적인 유의성이 있는 정도이나 참조 할만하다.
‘한국 장수지역 변화의 지리적 특성’인가 하는 연구논문에서
과거 약 50년간의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장수에 미치는 지리 환경적 요인 몇 가지를 조사 분석한 내용이다.
주요 골자는 이렇다. 최근에 우리나라 장수지역의 뚜렷한 변화는
전국의 지역별 통계상 과거 서남 농어촌지역과 섬과 해안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이 대표적 장수지역이었던 것이 타 지역으로 확장되고 옮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새롭게 부각되는 장수지역이 내륙의 소백산맥 산간지역이다.
특히 전국 평균 해발표고 181m 보다는 훨씬 높고 비교적 강수량이 많은 곳이다.
통계상 300m이상 700m이하의 표고에 속하는 산간지역이다.
논문에 의하면 대략 2000년을 기점으로 이동되었는데
그중에 경상북도가 지정한 장수지역인 영주를 중심으로
한 예천, 안동, 봉화, 문경 벨트가 그 예이다.
소백산 주위 경북북부 뿐만 아니라 충북 단양, 강원 영월 등의 해당 산간지역도
장수벨트에 곧 진입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이 표고지역은 서울(이하 평균 67m)이나 부산(100m)처럼
경제나 의료 환경의 풍요로움이 있는 곳도 아니고 오히려 대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또한 강원도의 태백(942m)이나 정선(712m)처럼 표고만 높은 고랭지와 같은 곳도 아니다.
표고가 무조건 높다고 장수율이 높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표고 외에도 강수량, 기온, 산림율, 공해율 등 큰 요인들만 하더라도 여러 개가 관련된다.
적당한 고지에 적당한 강수량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평균 표고를 따질 때 300m~400m의 지역이 장수지역에 해당되지만
이 평균 표고 숫자는 산이 많고 산중턱쯤의 산간지역이 넓어
여기에 거주하는 주민이 많으므로 평균 장수율이 높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소백산을 예로 들면 높고 낮은 봉우리들을 합해서 평균치를 내면
해발 표고의 ¹/₃~¹/₂지점 산중턱이 대략 400~600m가량 된다.
흔히 500~600m 고지가 우리나라만의 장수표고란 얘기와 일치한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장수촌도 그렇다.
파키스탄의 훈자, 러시아의 카프카스,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중국의 신강과 광서성 바마현, 불가리아의 남부, 인도의 니가란드지역,
일본의 유즈리하라 같은 지역은 그 지역 표고의 ¹/₃~¹/₂지점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특히 중국과 일본의 장수지역의 표고가
위에서 말한 우리나라 장수지역의 표고와 일치한다는 건 매우 유의해 볼만하다.
하지만 사실 장수지역이 될 만한 이유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워낙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므로 한마디로 이것이다라고 할 수 없다.
환경, 지역특성, 경제, 의료 복지시설 등과 음식, 식수 등 식습관 및
생활습관과 문화 등 수많은 요인들이 얽히고 섥혀있기 때문이다.
과거 노동력 세대들의 대도시 이주율이 높았던 특정지역이 젊은이들이 감소하므로
당연히 장수율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요인도 그 예이다.
해발고도, 강수량, 기온, 산림율, 대도시와의 거리 등 구체적인 요인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장수지역이 되는 우선 요인순서는 해발고도,
대도시와의 원거리, 강수량, 산림율, 기온 순으로 집약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늘 자연과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가 해답이다.
장수를 누린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을 전제로 한다.
한두가지 또는 여러개의 만성병을 갖고 노후를 맞더라도
불치병이나 심각한 응급질환이 없었기에 장수할 수 있는 것도 그렇다.
과거 장수지역 통계는 아날로그식인데다 한계성과 여러 장애요소가 많았을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건강과 노인복지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각적인 연구방법을 도입하기에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국민 개인이 누려야 할 건강 장수라는 행복권에 대한 요구에 대해
국가 또한 다각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
연구된 결과에 따라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기에
보다 정확하고 합리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흔히 표고 400~600m 산 중턱이 사람이 살기에 가장 이상적이라고들 한다.
전국 평균으로 보면 흔한 주거지가 아니다.
거기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행복도가 이를 말해준다.
과거 농촌지역의 도시 이주율이 높은 가운데서도 여기에 해당하는 고지대 주민은
이주율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도심과 산의 중간 위치여서 조화와 균형의식이 크고 기압변화가 적어
인체에 적합한 생체리듬과 순환이 잘 되는 쾌적한 환경속에 살기 때문이다.
예민한 사람의 귀가 찡하게 느끼는 해발 표고 500m 전후에서의 기압이
뇌의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알맞게 조절해 숙면을 취하게 하여 피로해소와 노화지연을 돕는다.
어쩌다 이런 데로 가서 자고나면 수면시간은 적은데도
몸은 더 개운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이들은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마시고
제철 친환경 먹을거리를 가까이 하는 등 자연에 순응하고 자족생활을 한다.
세상욕심 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슬로우 라이프를 즐긴다.
인심이 좋고 몇 안되는 이웃끼리 친한 대화를 나눈다.
과식하지 않고 채소, 과일 등 담백한 먹을거리를 텃밭에서 직접 생산한다.
고지이므로 늘 등산하는 기분으로 걸어 다니고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여유 있게 즐긴다.
배수가 잘 되므로 동식물이 자라기 좋고 사람에겐 피부나 근 골격계의 건강을 돕는다.
설악산 야생동물 생태를 분석한 한 논문에서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중턱인 해발표고 400~600m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겨울에도 도토리, 잣 등 열매와 건초 등 먹이가 풍부하고 활동하기에 적합하고
은신처와 보금자리를 만들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고랭지 채소가 맛이 고소하다.
조직이 단단해 아삭아삭하고 영양분을 최대치로 갖고 있어
저장성이 좋은 이유도 높은 일교차와 일조량이 갖추어진 고도이기에 그렇다.
동물이 살기 좋은 곳이 사람도 살기 좋을 수밖에 없다는 이치다.
장수는 천수가 있다고들 한다. 즉, 장수 유전자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건강한 장수가 진정한 장수이고 이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고
생활습관 등 철저히 자신을 관리할 때만이 가능하다.
기왕에 안착할 거주지를 찾거나 휴식을 취하고자 할 때
표고를 염두에 두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된다.
항상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장수가 오복 중에 으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기에 건강하게 장수를 누리는 이는 흔치 않다.